화가 이중섭의 작품(섶섬이 보이는 풍경)이 되기도 하였던 섬.
천연기념물 제18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파치일엽’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자생하고 있는 섬.
바로 서귀포시에서 남서쪽으로 3km쯤 떨어져 있는 섶섬이 바로 그곳이다.
제주도내 무인도중 가장 크고 높은(155m) 섶섬은 그 주변이 거의 수직으로 깎아지른 주상절리로 되어있고, 180여종의 각종 희귀 식물이 기암괴석과 어울려 울창한 숲을 이루고 돌돔, 흑돔, 참돔, 다금바리, 감성돔, 뱅어돔 등이 풍부한 천혜 낚시터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섶섬은 안개에 가려진 뿌연 모습이 무척 인상적인 섬으로 더 유명하다.
비가 올때쯤이면 뿌연 안개에 휩싸이는 이 섶섬의 비밀이 자못 궁금하다.

<내용>

옛날 이 섬에는 커다란 귀가 달린 샛빨간 뱀이 살고 있었다.
이 뱀은 용이 되는 것이 소원이어서 매달 음력 초사흗날과 초여드렛날이면 한결같이 용이 되게 하여 달라고 용왕님께 기도를 드렸다.
그러기를 삼 년, 뱀의 이 같은 정성어린 모습에 감격한 용왕님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며
"섶섬과 지귀섬(섶섬 동쪽 위미리 앞에 떨어져 있는 섬) 사이에 야광주를 숨겨 두겠다. 그것을 찾아 내면 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하였다.
용왕남의 말을 들은 뱀은 그때부터 섶섬과 지귀섬 사이를 뱅뱅 돌면서 그 깊고 넓고 또 검푸른 바닷속을 뒤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워낙 깊고 또 암초로 뒤얽힌 물 속의 일이라, 야광주는 좀처럼 찾아 낼 수가 없었는데, 그러한 뱀의 노력은 무려 백 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끝내 야광주를 찾지 못한 그 뱀은 바닷속 깊이 그 슬픈 원한을 묻은 채 죽고야 말았다.
이 죽은 뱀의 영혼은 섶섬에 서리게 되었는데, 그 후부터는 비가 오려고 할 때마다 섶섬의 상봉에는 안개가 낀다고 한다.
그래서, 그 일로 거기에 '당' 이 만들고 어부들은 음력 매달 초사흘과 초여드렛날에는 쌀밥과 떡, 그리고 과일 따위의 제물을 차려서 이 섬의 '당'에 제사를 드리러 가는 풍속이 있다. 이날은 뱀이 바닷속 용왕님께 빌었듯이 사람이 신에게 기원하는 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