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산에 있는 샘물 이야기
|
|
|
|
토산에 있는 샘물 이야기 소개
|
|
|
토산에 있는 샘물 이야기
토산리(兎山里) 윗마을과 아랫마을 사이에 [거슨샘이]라는 샘물과 [노단새미]라는 샘물이 흐르고 있다. 같은 구멍으로부터 흘러나와 한 줄기는 한라산 쪽으로 거슬러 흘러 '거슨새미',가 되었고 한 줄기는 바다 쪽으로 흘러 내린다. 오른 방향으로 제대로 흐르는 샘물후자를 '노단새미'라 부른다. 이 두샘물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제주도에 날개 돋은 장수가 태어났다. 그 소식은 점점 퍼지기 시작하였다. 중국 황실에서는 제주도에서 장수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접하게되자, 두려운 마음에 호종단(胡宗旦)을 제주도에 급파시켜 산혈(山穴)과 물혈(水穴)을 모두 뜨고 오도록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구좌읍(舊左邑) 종달리(終達里)포구에 들어 온 호종단은 차츰차츰 명혈을 뜨기 시작하면서 거의 토산리에 이를 무렵이었다. '너븐밧(廣田)'에서 한 농부가 밭을 갈고 있었는데, 어떤 고운 처녀가 허겁지겁 밭 가는 농부에게로 달려오는 것이었다. 처녀는 매우 급하고 딱한 표정으로 하소연했다.
"저기 물을 요 놋그릇(행기)에 떠다가 저 길마 밑에 잠시만 숨겨 주십시오."
농부는 처녀의 말대로 거슨새미와 노단새미로 달려가서 놋그릇에 물을 떠다가 길마 밑에 놓아주었다. 처녀는 그 물속으로 뛰어 들더니, 곧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바로 그 처녀는 노단새미와 거슨새미의 수신(水神)인 것이다.
농부는 심상치 않은 일이라고만 생각하며 밭갈이를 계속하고 있었는데, 호종단이가 왼손에 책 한권을 들고 농부에게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 책은 중국황실에서 작성해준 제주도의 명혈(名穴)을 그린 산록(山錄)이었다.
"여보, 말좀 물읍시다."
"그러시오."
"여기 '고부랑낭(고부라진 나무) 아래 행기물(놋그릇물)'이 어데에 있오?"
"그런 물은 없는데요."
"아, 들은 바도 없단 말이오?"
"그렇소."
'고부랑낭(고부라진 나무)아래 행기물'이란 '길마 밑에 있는 놋그릇물'이란 말로 산록에는 수신이 이미 거기와 숨을 것까지 알고 적어 놓은 것이다.
호종단은 그것도 모르고 다시 한번더 갖고 온 산록을 살펴보더니, '여기가 틀림없는데, 여기가 틀림없는데...' 투덜대며 주위를 계속 샅샅이 찾아보기 시작했다. 찾다가 지친 그는 '쓸데없는 문서로고!'하며 산록을 태워버린 후, 서쪽으로 떠나 버렸다.
그래서 종달리에서부터 토산리까지는 호종단이가 물혈을 모두 떠버렸기 때문에 생수가 솟는 곳이 없지만, 이 마을의 거슨새미와 노단새미만은 다행이 남아서 지금도 솟고 있다.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