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유명한 제주, 그 중 이시돌 목장과 더불어 제주의 말을 가장 많이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제주마 방목지다.
제주를 관광할 때 한번즈음은 한라산을 통과하며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1100도로를 드라이브겸 타보기 마련이다. 제주시에서 1100도로를 타고 조금만 가다보면 광활한 평원이 나오는데... 그 양쪽으로 수만은 말들이 뛰어놀고 풀을 뜯고 있는 평원을 만나게 된다. 이곳이 제주마방목지이다.
천연기념물 제 347호 제주마
삼국 시대 이전부터 과하마라는 소형마와 고마라는 중형마를 길렀다는 기록은 있지만, 제주도에서 이 시기에 말을 길렀다는 기록은 없다. 제주도에서 본격적으로 말을 기르게 된 것은 고려 원종 때 유목 민족인 원이 제주도에 들어와 목장을 설치하고, 충렬왕 2년(1276년) 탑자적을 다루가치로 임명하여 몽고 말 160필을 들여오면서 부터이다. 물론 고려 이전에도 제주도에 재래종 말이 있었을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고유한 재래종 말이 아직까지 보존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나라가 목장을 세웠을 때 함께 들여온 몽고 말에 의해 그리고 그 후 품종 개량을 위해 도입된 북방계 우량마에 의해 잡종화된 중형 말로 우리 기후에 오랫 동안 적응된 말을 제주마 함이 타당하다고 본다.
고려 이후 조선조에도 제주도는 말을 많이 사육하여 우리 나라의 말 공급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나, 세공으로 인한 사육자 부담과 일제의 의한 통치, 1960년대 이후 수송 수단의 발달로 이용도와 경제적 가치가 떨어져 1984년 말에는 제주마가 1,000여 마리로 급격히 감소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도립 제주도 축산사업소에 비교적 순수 혈통을 유지 보호하기 위해 따로 키우던 제주말 60여두를 1986년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게 되었다.
제주마는 중간 크기의 말로 체질이 강건하고 성품이 온순한 특징을 지녔으며 병에 대한 저항력과 생존력이 강하다. 제주마의 털색은 밤색과 적갈색이 가장 많고(60%), 검정과 담황색 그리고 얼룩 무늬를 가진 것도 있다.
오늘날 제주도 축산사업소에는 혈통 보존과 사육 능력을 감안하여 지정한 적정 보유 두수(70두내외) 초과분에 한하여 매년 자체 제주마 심사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번식 불량, 체형 부적합등 도태 대상 말을 일반 농가에 분양하고 있다.
제주도 축산사업소 안의 천연기념물 제주마는 12월-익년 4월까지는 제주도 축산사업소 내에서 종모아, 육성마, 자마 등으로 격리 사육되고 5-11월 사이에는 종마장(견월악 방목지: 한라산 600m 높이)으로 이동 방목되고 있다. 보호 관리 중인 모든 재래마는 몸 옆에 고유 번호를 표기하고 고유 번호별 관리 대장을 비치 기록 유지하여 혈통 보존 및 유지 관리, 그리고 순순 품종 개량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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